2020년 회고
내가 올 해 이룬 것들, 2020년 연말정산
2020-12-29 20:47
🐭 쥐띠해였던 올 2020년이 시작될 때, 올 한해는 나의 해라며 멋진 한 해를 만들어보자고 다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전례없이 막강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2020년을 덮쳐버렸고.. 목표했던 많은 것들이 틀어지고 무산되며 하루 빨리 코로나 바이러스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다 결국 이렇게 2020년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유난히 어렵고 아쉬움이 많이 남은 해였지만, 그래도 밝은 마음으로 나의 2020년을 회고해보려고 한다.
📚 읽은 책
올 해는 총 10권의 책을 읽었다. 여름에 아이패드를 잃어버린 뒤로는 반년 가까이를 책 한 권 안 읽고 보내다 10월에 이북리더기를 구매한 이후에서야 다시금 책을 읽기 시작했다.
-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해리포터를 정주행하고 싶어져서 시리즈 1권부터 읽기를 시작했다가, 잠시 접어두고 다른 책을 먼저 읽어야지! 했던게 어쩌다보니 1권만 읽고 끝나버린 정주행이 되었다.
- 검사내전: 초반에는 사례집을 읽는 것 같은 가벼움에, 후반에는 김웅검사의 가치관과 신념을 읽을 수 있는 무게감에 재미를 느끼며 읽었다. 일 중독 검사의 모습을 통해 여러모로 직업정신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목표를 습관으로 수립하고, 그 습관을 점수화하여 매일 1%의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덕분에 습관화를 목표로 데일리 점수체크 루틴을 계획할 수 있었다.
- 팩트풀니스: 언론에 선동당하지 않는 법과, 전 세계 국가들의 발전단계 별 도달한 수준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 동물농장: 소련 공산주의의 시작과 번영 그리고 몰락을 이해하며, 웃기게도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국가의 발전보다 나의 발전이 우선적일 때, 결국 나의 발전은 국가의 발전이다.
- 데미안: 읽으면서 내내 데미안을 향한 싱클레어의 감정은 사랑이었다고 생각했다. 다만 ‘알고보니 그 사랑은 데미안의 에바 부인이었다!’ 이런 전개가 좀 아리송하긴했는데.. 책 내용대로 무언가의 이끌림이 작용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동급생: 반전이 있는걸 알고 읽어서 생각한 만큼의 큰 반전은 아니었지만, 너무 절묘하고 생생해서 실화 기반 소설이 아닐까하는 착각마저 든다. 우정을 묘사하는 방식이 데미안과 비슷해서 일부분이 약간 겹쳐보였다.
- 1984: 디스토피아 문학을 읽고싶어서 읽게 된 책이다.
- 오만과 편견: 해리포터를 읽을 때는 영화속의 이미지가 소설을 잡아먹곤했는데, 이 책은 새로운 이야기를 읽는 것 마냥 영화와는 또 다른 이미지들을 그리면서 읽었다. 번역이 엉망이여서 힘들게 읽었다.
- 멋진 신세계: 내용과 결말 자체는 굉장히 가볍고 어렵지 않으나 읽고 난 뒤의 생각만큼은 무겁게하게 되는 책이었다. 나의 디스토피아는 무엇일지 고민하게 되는 책이다.
⛰ 등반한 산
올 해는 8개의 산을 등반했고, 그 중 7개의 정상석을 올랐다.
- 한라산: 일출을 보기 위해 잠을 자지 않고 바로 밤 새 산을 타느라 춥고 졸려서 힘들었는데, 그 만큼 역대급 일출을 보아서 행복했다.
- 수락산: 하산 길에 발을 헛디뎌서 난간에 빠지는 사고가 있었지만 그것 빼고는 참 쉬운 산이었다. 생각보다 암벽의 난이도가 높지 않아서 아쉬워했다.
- 북한산: 아이젠을 안 챙겨가는 멍청한 짓을 해서 깔딱고개까지 갔다가 하산했다. 그래도 하산 길에 자리잡아서 아침과 함께 일출은 봤다.
- 금오산: 한 여름에 오른 거라 중간 길은 케이블카를 이용했는데도 정말.. 힘들고.. 더웠다.. 나중에 봄이나 가을 쯤 동굴이 있는 코스로 다시 한번 오르고 싶다.
- 지리산: 일출산행이었지만 기상악화로 인해 해가 구름과 눈보라에 가려서 일출을 보지 못하고 내려왔다. 덕분에 지리산 일출산행을 다시 도전할 명분이 생겼다.
- 팔공산: 지리산 일출산행을 실패하고 바로 다음날 오기에 팔공산으로 일출산행을 도전했다. 다행히 일출이 꽤 예쁘게 떴으나, 철조망 때문에 일출을 제대로 관찰하기가 어려웠음에 아쉬움이 남는다.
- 덕항산: 태백산 일출산행 전 몸풀기 겸 올랐는데, 풍경이 없고 나무숲 뿐이여서 아쉬웠다. 그래도 올라갔다 내려오며 수다떨고 커피마시기에 좋은 산이었다.
- 태백산: 올해 마지막 산이자 일출이 가장 예뻤던 산이다. 천제단 너머로 떠오르는 해가 참 예뻐서 아직도 그 광경이 생생히 떠오르는데, 나중에 봄이 오고 풀이 예쁘게 피면 다시 한번 일출을 보러 가고싶다.
💻 진행한 프로젝트
회사 업무로 총 4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딥러닝 프로젝트부터 ReactNative, 하이브리드 프로젝트까지 진행했으니 나름 폭 넓게 진행한 셈이다. 그리고 틈틈이 사내블로그를 만들었다.
- 딥러닝 수요예측 시스템: 행사상품의 월별 판매량을 예측해서 재고를 절감하는데 기여했다. 딥러닝에 대해 지식이 전무한터라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꽤나 고생을 많이했다. 출퇴근길에 꾸준히 인강도 듣고 매일 늦게까지 남아서 하이퍼파라미터나 인풋값들을 변경해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결과를 얻으려고 신체적으로나 심적으로 많은 무리를 했었다. 덕분에 SCM 산업대상도 수상하는 등 대내외적인 성과가 있어서 그래도 나에게 유종의 미를 거두게 해준 프로젝트이다.
- 인마이백: 본격적으로 ReactNative를 해보게 된 프로젝트이다. 과거에 잠시 다른 프로젝트를하며 ReactNative를 훑어본적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한 뒤에야 이제 제대로 ReactNative를 경험해봤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 된 것 같다. 다만 ReactNative를 경험해본 팀원이 없어 삽질을 많이 한 덕분에 우리가 옳은 방향으로 잘 나아가고있는지를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 없던 것이 아쉬웠다.
- 올영EZ, 올리브라운지: 영업본부 구성원들을 위한 사내 한정 앱이다. 하나는 매장 카운셀링을 위한 태블릿 앱이고, 다른 하나는 소통/학습을 위한 모바일 앱이다. 두 앱 모두 하이브리드 앱이라 앱에서 할 일은 크게 없었지만, 올리브라운지를 진행하면서 처음으로 iOS 프로젝트를 다루게 되었고, FCM 푸시나 생체인식 등 간단한 기능들을 붙여가며 iOS를 손에 익힐 수 있었다.
- 사내 블로그: 올리브영 기술 블로그를 만들었다. 내 블로그와 마찬가지로 Github Pages와 Jekyll을 써서 구현했다. 업무도 업무 나름대로 바빠서 거의 해커톤하듯이 만들었다.
✏️ 공부
- ADsP: 딥러닝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업무 지식도 익힐겸해서 매일 아침 1시간씩 일찍 출근해서 ADsP 공부를 했었다. 다만 시험 직전 봄 쯔음부터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며 시험이 연달아 취소됐고, 아직까지도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상태다. 내년에 다시 시도할지 말지 고민이 된다.
- TOEIC, Opic, 전화영어: 승진조건이긴 했지만, 공인 영어 성적도 만들 겸해서 겸사겸사 영어공부를 했다. 학원을 다니면 좋았겠지만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 직장인이라 아침마다 전화영어를하며 영어공부를 했다. 토익은 4번이나 접수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취소되며 응시하지 못했고, 오픽만 응시해서 목표했던 성적은 획득했다. 내년부터는 분기별로 오픽을 응시해서 등급을 올릴 예정이다.
- Swift + iOS: 서적과 구글링으로 공부를 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연말되어서는 패스트캠퍼스 강의를 끊어서 iOS 강의를 수강했다. 구글링으로도 어찌어찌 프로젝트를 잘 수행한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좋은 강의를 듣는게 최고인 것 같다. 아직은 간단한 토이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는 수준밖에 안 되지만 내년에는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본격적으로 이력화해볼 예정이다.
- 알고리즘: 대학생 친구들과 함께 매주 1회 알고리즘 스터디를 진행했다. 회사 팀에서도 신규 인력을 채용할 때 코딩테스트 문제를 선정하게 되는데, 정작 나도 못 푸는 문제들이 있어서 경각심을 갖고 스터디를 시작하게 되었다. 매 주차별로 분류 하나씩을 과제로 풀며 공부하고, 돌발 문제를 풀어보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시작 전에 비해 실력이 많이 향상된 것을 느낀다. 아직도 잘 푸는 문제는 잘 풀고 못 푸는 문제는 못 풀곤 하지만 꾸준히 반복학습을 진행하니 웬만한 분류들은 풀 수 있게 되었다.
- 운전면허: 작년에 차를 사려고 기능까지 따놨다가 마음이 식어서 그대로 기능만 합격한채로 방치해뒀었는데, 기간 만료 안내를 받고 허겁지겁 다시 도로연수를 받아서 바로 취득했다. 따고 나니 그때는 왜 그렇게 검정을 어려워했나하는 생각은 들지만, 역시 어렵긴 어렵다. 주행 자체보다 길을 외워야한다는 부담감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래도 이제 운전면허를 획득하게 되어서 해피! (면허는 바로 장농으로 들어갔다.)
💪 운동
- 수영: 코로나가 확산되기 이전과, 잠잠해졌던 중간중간엔 매일 아침 수영을 했다. 올해는 접영을 마스터하려고했으나, 강습 기간이 간헐적이여서 지속적으로 배우지 못했다.
- 웨이트: 수영을 못하게 되면서 헬스에 재미를 붙이고 싶어 PT를 등록했다. 주 2-3회 정도 웨이트를 진행하며 두달만에 근육량이 +2kg 가까이 늘었다.
- 런데이: 주 3회 유산소 달리기를 하며 30분동안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 새로운 일상
- 재택근무: 코로나가 본격화된 3월부터 재택근무를 시행했고, 재택근무를 통해 내가 생각보다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는걸 알게되었다. 요즘은 자발적으로 꾸준히 사무실로 출근하고있다.
- 입원: 7월 경 1주 넘게 지속되는 복통을 참다가 어느 순간 맹장염이 의심될 정도로 아파져서 병원에 갔는데 대장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되고 급작스럽게 입원을 하게 되었다. (사실 이렇게 해프닝으로 마무리 되어야 하는 이야기였는데, 6개월 뒤인 지금 나는 또 다시 같은 증상으로 입원을 해서 블로그 글을 쓰고있다.)
- 코로나 검사: 총 3번의 코로나 검사를 진행했다. 아파서 한번, 회사에 확진자가 나와서 한번, 그리고 입원을 위해 한번. 원래 아파도 병원에 잘 가지 않는 편인데, 올해는 주위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아플때마다 병원에 가려고 노력했다.
🏆 연말정산
- 사내 수상: 진행했던 프로젝트 2개가 회사 연말 시상식에서 각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 주식: 금액으로는 얼마 안 되지만 실현손익 +70.29%를 달성했다. 상반기에 인버스에 홀려서 -4% 정도의 출혈이 있었으나, 하반기에 중타를 잘 쳤다.
🎸 기타
-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퀸 콘서트에 다녀왔다. 사실 13년도에 이미 이루긴했었지만, 올해는 락 페스티벌이 아닌 단독 콘서트였기 때문에 감회가 새로웠다.
- 회사 전사영상에 인터뷰 출연과 엔딩을 장식했다. 엔딩요정이라고 알아봐 주는 분들이 많았다.
마치며
코로나 때문에 반강제로 쉬어가는 한 해가 되었다. 사실 돌이켜보면 코로나 탓을 하기엔 내 의지가 부족했던 것도 크지만, 올해의 시행착오를 통해 내년 목표는 외부 요인으로 인해 무너지지 않도록 더 단단히 바로잡을 수 있는 큰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다.
연말 회고를 쓰는 것은 단순히 정리에 목적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쓰다보니 내 후년을 어떻게 보내야할지에 대한 각성에도 효과가 큰 것 같다. 내 후년 이맘때 쯤 2021년 회고록을 작성할 때에는 더 큰 유종의 미가 있었으면 좋겠다. 2020년을 수고하며 보낸 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